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를 피해 유럽에서 활동 중이다
토드 필립스 감독, 호아킨 피닉스 주연
토드 필립스 인스타그램
김영애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여러 번 '엄마'였던 배우다. 그녀를 떠올리는 데 가장 어울리는 건 어쩌면 그녀가 엄마였던, 바로 그 애틋하고 안쓰러운 공감의 순간들을 추억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가장 애틋하고 안쓰러운 공감의 순간 대신에 그녀가 가장 파괴적이고 매혹적이었던 절정의 순간을 꼽고 싶었고, 그래서 〈깊은 밤 갑자기〉로 이렇게 그녀를 추억한다. 나는 그녀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김영애 선생님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최근 강박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 역시 강박증을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서 강박증은 10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 강박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 2010년 2만490명에서 2014년 2만3천174명으로 13.1% 늘었을 정도다. 강박증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는 병적상태를 말한다. 만약 쓸데없는 걱정인 것을 알면서도 불안해서 강박행동을 멈출 수 없다면 '강박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수려한 채색과 친숙한 도상을 뒤집어쓰고 관객의 호응을 받는 MBW류의 대중미술 전시에 나는 왜 인색한 평점을 주려 할까.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는 블록버스터 영화와 블록버스터 미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관객 눈높이에 맞추고 심기를 거스르지 않아 관객을 알량한 왕 대접 해준 대가로, 이런 영화와 미술 전시는 거금을 벌어들인다. 상업적 대박을 꼭 비난의 이유인 양 지목할 순 없을 게다. 여기에 블록버스터 영화와 블록버스터 미술 간의 미묘한 차이점이 발생한다. 블록버스터 미술 전시는 주류 미술을 향한 대중의 위화감을 자극해서 반사이익을 얻는다.
'괴력사' 우파와 교수 같은 좌파가 미국 정치를 양쪽으로 마구 끌어당겨,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이 있던 미국 정치의 중도층, 우리가 알았던 모습의 전체적 정치 시스템이 다 달라지고 있다. "100년 동안 미국 정치에서 이런 상황은 없었다. 그때 이후로는 이런 양극화는 없었다. 우려가 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역사가 겸 정치 과학자 노먼 온스타인의 말이다.
주연이 아닌데 주연상을 받거나 후보에 오르는 경우. 이런 경우가 있느냐고 물으실지 모르겠는데, 의외로 많다. 대부분 여우주연상에서 발견된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헬렌 헌트는 사실 조연이다. 이 영화에선 잭 니콜슨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조연이니까.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기네스 팰트로에 대해 말할 것 같으면, 사실 이 캐릭터는 주인공이 아니라 '상대역'이다. 영화 속 '여자주인공' 상당수가 사실은 남자주인공의 아내나 연인인 '상대역'이다.
아차차, 한 가지 더 있다. 죽기 전의 작은 이별파티다. 몇 년 전 세상 떠난 어떤 왕오빠의 이별 파티에서 영감을 받았다. 큰 병을 얻어서든지 크게 다쳤든지 머지않아 세상을 떠날 것을 알게 되면 친구들과 친척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구상이다. 그동안의 우정에 감사하면서 하직 인사할 기회를 갖는 건 근사하지 않은가. 한바탕 춤과 노래판이 벌어지면 더 좋겠다. 파티 참석자들에겐 내가 죽은 후 조문 면제의 특전을 부여할 생각이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즐거운 소풍을 마치고 웃는 얼굴로 떠날 수 있을 테니 말이다.